[소울컴퍼니] ⑭ 간단하게 볼 일이 아니다new

개인의 인식과 정체성은 언제나 사회적 경험과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생김새와 사용하는 언어, 입은 옷으로만 간단히 볼 일이 아니다. 한국 사회는 획일화된 외모 기준과 단일민족 신화로 다문화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타자화한다. 모든 존재의 존엄성이 존중받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점점 더 복잡해지는 혐오와 차별의 태도를 간단히 보지 않을 지향과 생각의 힘이 좀 더 필요하다.

[슬기로픈 깜빵생활] ② 삼존불과 부부마사지new

“옛날에는 여기 안에서 구입할 수 있는 물품 중에 잠옷이 있었어. 근데 어느 해엔가 잠옷으로 목매 자살해서 그 후 팔지 않게 되었지.”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진위 확인이야 할 수 없었지만, 납득은 갔다. 무슨 문제가 생기면 현상에만 착목해서 근시안적인 해결방법을 내세우는 건 빵 안에만 있는 일은 아니기에.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 ② 우리는 동물복지법을 얼마나 깊이 들여다보고 있을까?new

1화에서는 한국과 스페인의 동물보호법을 살펴보면서, 두 사회가 동물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해왔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법에서는 각 나라의 문화적 분위기나 사회적 태도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를 바탕으로 이번 2화에서는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의 관계를 위한 몇 가지 가설을 세워보려 한다.

사람이 모여 삶을 읽는 곳- 『도서관은 살아 있다』를 읽고new

모든 세대와 계층이 이용하는 공공 도서관은 단순히 책만을 읽는 한정적인 공간이 아니라, 나와 다른 타인을 읽는 곳이기도 하며, 다채로운 활동이 펼쳐지는 살아 움직이는 공간, 그리고 공동체가 서로 소통하며 공감을 키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또한 도서관은 누구나 공짜로 갈 수 있는 공간,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는 공공의 공간이다.

새와 사람이 함께 걷는 생명의 길 – 9월 6일 〈새, 사람 행진〉후기new

새만금 수라갯벌에 건설 중인 신공항에 반대하며 철새와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해 군산에서부터 출발한 〈새·사람 행진〉이 2025년 9월 6일, 서울 도심에서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동작대교에서 경복궁역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새만금 갯벌의 생태적 가치를 알리고, 성장주의 개발 논리에 제동을 걸 것을 촉구했다. 점토새와 새 모양 모자를 나누며 시민들과 소통한 행진은,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의 위법 판결로 결실을 보았다.

[몸살 앓는 제주] ㉓ 기후정의 성명서 : 물과 민주주의와 우주환경을 지키기 위해new

우주군사화와로켓발사를반대하는사람들은 2025년 9월 24일 ‘물과 민주주의와 우주환경을 지키기 위해’라는 제목으로 기후정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전문을 옮겨 싣는다.

[新유토피아 안내서] ④ 기후도시, 뉴 노멀 씨티new

지금의 기후위기, 성장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이야기 중 하나는 바로 ‘도시’의 이야기인데, 파리시의 ‘15분 도시’나 암스테르담의 ‘도넛경제’ 도시, ‘슈퍼 이웃 공화국’ 실험을 통해, 도시의 변화가 탄소중립을 넘어, 어떻게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지 살펴봅니다.

[재즈 춤과 생태적 메시지 사이에서] ① 라이산 알바트로스new

Chris Jordan의 〈Albatross〉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솔로재즈 씬(scene)에서 최초로 생태적 메시지를 담은 공연을 선보입니다.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담은 과정과 의미, 그리고 앞으로의 예술적 방향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생활詩] 알기 쉬운 교육부의 초등돌봄 운영계획 – 리박스쿨, 빈틈을 노렸다new

초등돌봄교실의 현실을 풍자한 詩. 필수노동으로서의 돌봄의 중요성을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관리를 민간 위탁으로 넘기고 교사들을 저임금·불안정 노동으로 갈라치는 모순을 꼬집는다.

[탈성장과 건강] ④ 이상화된 건강을 추구하는 과정들: 신성장동력으로서 헬스케어 산업

헬스케어 산업은 '완전히 안녕한 상태'라는 이상적인 건강 개념과 신자유주의적 자기관리 담론 속에서 성장해왔다. 과거에는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제약/의료기기 산업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관련된 '라이프케어' 영역까지 확장되며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이러한 경향은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 지원, 의료비 증가에 대한 대응, 그리고 끊임없이 더 나은 건강을 추구하는 사회적 욕망과 맞물려 계속 가속화되고 있다.

[2025 하반기 UN] ②INC 5.2 – 플라스틱협약을 끝내기 위한 열쇠는?

8월 제네바에서 열린 플라스틱조약 제6차 협상이 10일간 진행되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24년까지 체결하기로 했던 조약은 25년에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INC-5.3 다음 회의는 아직 시기마저 밝혀지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이 협상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지, 지연이 될수록 다가오는 위험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해본다.

[동양철학 조각모음] ⑪ 연대 범위 넓히기 문제와 맞닥뜨린 서(恕)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역지사지(易地思之), 추기급인(推己及人), 극기복례(克己復禮) 등등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일상의 지침이 되어주던 말들이 세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전과 다르게 자리매김될 듯하다. 서(恕) 개념을 통하여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짚어보아야 할 지점들을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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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산책] ⑫ 가을은 귀로 옵니다

처서 매직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던 강력한 무더위가 마침내 물러나고 있습니다. 여름이 계속된다면 삶은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을까요? 여름에도 끝이 있다는 게, 그리고 그 끝에서 가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작게 시작하지만 곧 세상을 바꿀 가을을 응원합니다.

지역에서 일을 어렵게 하는 기술

지역재생은 익숙한 방식만 반복해 소모적 결과를 낳고 있다.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렵지만 의미 있는 실험과 관계망 구축 같은 정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놀이·식사·대화·시간을 함께하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며, 결국 지역의 활력을 되살리는 기반이 된다.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 ① 인간중심사회에서 동물과 “함께” 살기란?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 연재는 “한국과 스페인의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의 관계” 라는 주제로 출발한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한국과 스페인의 동물보호법을 들여다본다. 법의 조문만 비교하는 게 아니라, 두 사회가 동물을 어떻게 바라봐 왔는지 중점으로 다룬다. 특히 ‘전통적’이라고 여겨왔던 문화가 축소/폐지되며 동물의 존엄성이 강조되는 추세가 인상적이다.

응원봉을 든 광장의 안티고네들에게 -『내란과 광장,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읽고

이 책 『내란과 광장, 끝나지 않는 이야기』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정치적 혼란, 사회에 팽배한 혐오와 갈라치기의 선동에서 계엄 선포, 내란 획책, 탄핵과 새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이야기에 대한 아카이브다. 저자는 빛의 혁명을 전후로 한 복잡다단한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우리가 짚어야 할 의미들을 한 가닥씩 잡아 올려 직조해 나간다. 이 과정을 통해 일어났던 일들의 의미가 다시 한번 복기되고, 누가 어디에서 어떤 잘잘못을 저질렀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소울컴퍼니] ⑬ 긴 호흡으로 쓰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새로운 삶의 태도와 방향성을 만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론 그런 시도조차도 위선으로 보일 때면 지레 겁을 먹거나, 몸부림치는 이유가 덧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신쌤은 이런 자본주의가 가진 욕망의 특징을 ‘환상 소비를 통해 고립된 삶’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생명을 돌보고 보듬는 사랑과 정성, 인격이 배제된 채 모든 것이 상품과 교환이라는 환상에서 만족하도록 부추겨진다. 이런 삶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세상의 허위와 잘못된 욕망 한 가운데서 글 쓰는 사람의 소명은 무엇일까. 작은 희망은 긴 호흡으로 생각하고, 읽고, 대화하며 쓰는 글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의 환상을 넘어서 서로를 선물로 대하고, 가진 것을 맘껏 누리고, 서로를 보듬는 희망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新유토피아 안내서] ③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이야기로 -메타 내러티브의 대전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하게 된 이유부터 지구를 망치게 된 모든 것들이 바로 이 ‘이야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선택설계’ 때문이며, 이는 우리가 믿고 있는 이야기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한국철학 조각모음] ⑩ 모꼬지 노래, 그리고 일

『삼국사기』 「신라본기」 ‘유리(儒理) 이사금(尼師今)’에는 모꼬지와 노래가 주된 이야기들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길지 않은 그 기사를 되풀이해 읽다보면, 일에 관한 이야기, 특히 왕명에 따라 행한 여자의 고된 일에 관한 이야기가 보인다. 그 이야기들이 얽히면서 빚어낼 수 있는 다양한 상상과 추론을 펼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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