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성장과 건강] ④ 이상화된 건강을 추구하는 과정들: 신성장동력으로서 헬스케어 산업new

헬스케어 산업은 '완전히 안녕한 상태'라는 이상적인 건강 개념과 신자유주의적 자기관리 담론 속에서 성장해왔다. 과거에는 보건의료 발전을 위한 제약/의료기기 산업이 중심이었지만, 이제는 일상적인 건강관리와 관련된 '라이프케어' 영역까지 확장되며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까지 자리 잡았다. 이러한 경향은 경제 성장을 위한 정책 지원, 의료비 증가에 대한 대응, 그리고 끊임없이 더 나은 건강을 추구하는 사회적 욕망과 맞물려 계속 가속화되고 있다.

[2025 하반기 UN] ②INC 5.2 – 플라스틱협약을 끝내기 위한 열쇠는?new

8월 제네바에서 열린 플라스틱조약 제6차 협상이 10일간 진행되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결국 24년까지 체결하기로 했던 조약은 25년에도 사실상 어려워졌다. INC-5.3 다음 회의는 아직 시기마저 밝혀지지 않았다. 무엇 때문에 이 협상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지, 지연이 될수록 다가오는 위험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을 모색해본다.

[동양철학 조각모음] ⑪ 연대 범위 넓히기 문제와 맞닥뜨린 서(恕)new

기소불욕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역지사지(易地思之), 추기급인(推己及人), 극기복례(克己復禮) 등등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에게 일상의 지침이 되어주던 말들이 세계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이전과 다르게 자리매김될 듯하다. 서(恕) 개념을 통하여 이런 변화에 대처하는 데 있어서 짚어보아야 할 지점들을 살펴본다.

[초록산책] ⑫ 가을은 귀로 옵니다new

처서 매직마저 사라지게 만들었던 강력한 무더위가 마침내 물러나고 있습니다. 여름이 계속된다면 삶은 얼마나 지치고 힘들었을까요? 여름에도 끝이 있다는 게, 그리고 그 끝에서 가을이 기다리고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작게 시작하지만 곧 세상을 바꿀 가을을 응원합니다.

지역에서 일을 어렵게 하는 기술new

지역재생은 익숙한 방식만 반복해 소모적 결과를 낳고 있다.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렵지만 의미 있는 실험과 관계망 구축 같은 정성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는 놀이·식사·대화·시간을 함께하는 생활 속에서 자연스레 만들어지며, 결국 지역의 활력을 되살리는 기반이 된다.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 ① 인간중심사회에서 동물과 “함께” 살기란?new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 연재는 “한국과 스페인의 동물보호법과 시민의식의 관계” 라는 주제로 출발한다. 이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한국과 스페인의 동물보호법을 들여다본다. 법의 조문만 비교하는 게 아니라, 두 사회가 동물을 어떻게 바라봐 왔는지 중점으로 다룬다. 특히 ‘전통적’이라고 여겨왔던 문화가 축소/폐지되며 동물의 존엄성이 강조되는 추세가 인상적이다.

응원봉을 든 광장의 안티고네들에게 -『내란과 광장,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읽고new

이 책 『내란과 광장, 끝나지 않는 이야기』는 윤석열 정권의 실정과 정치적 혼란, 사회에 팽배한 혐오와 갈라치기의 선동에서 계엄 선포, 내란 획책, 탄핵과 새 정부의 탄생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이야기에 대한 아카이브다. 저자는 빛의 혁명을 전후로 한 복잡다단한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서 우리가 짚어야 할 의미들을 한 가닥씩 잡아 올려 직조해 나간다. 이 과정을 통해 일어났던 일들의 의미가 다시 한번 복기되고, 누가 어디에서 어떤 잘잘못을 저질렀으며 앞으로 이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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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울컴퍼니] ⑬ 긴 호흡으로 쓰기

자본주의 사회에서 새로운 삶의 태도와 방향성을 만들어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때론 그런 시도조차도 위선으로 보일 때면 지레 겁을 먹거나, 몸부림치는 이유가 덧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신쌤은 이런 자본주의가 가진 욕망의 특징을 ‘환상 소비를 통해 고립된 삶’이라고 말한다. 서로의 생명을 돌보고 보듬는 사랑과 정성, 인격이 배제된 채 모든 것이 상품과 교환이라는 환상에서 만족하도록 부추겨진다. 이런 삶에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사람은 어떤 글을 쓸 수 있을까. 세상의 허위와 잘못된 욕망 한 가운데서 글 쓰는 사람의 소명은 무엇일까. 작은 희망은 긴 호흡으로 생각하고, 읽고, 대화하며 쓰는 글에서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비의 환상을 넘어서 서로를 선물로 대하고, 가진 것을 맘껏 누리고, 서로를 보듬는 희망이 현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다.

[新유토피아 안내서] ③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이야기로 -메타 내러티브의 대전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를 정복하게 된 이유부터 지구를 망치게 된 모든 것들이 바로 이 ‘이야기’에 있습니다. 우리의 모든 행동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동적으로 행동하게 만드는 ‘선택설계’ 때문이며, 이는 우리가 믿고 있는 이야기에 따라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그럼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한국철학 조각모음] ⑩ 모꼬지 노래, 그리고 일

『삼국사기』 「신라본기」 ‘유리(儒理) 이사금(尼師今)’에는 모꼬지와 노래가 주된 이야기들 가운데 하나로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길지 않은 그 기사를 되풀이해 읽다보면, 일에 관한 이야기, 특히 왕명에 따라 행한 여자의 고된 일에 관한 이야기가 보인다. 그 이야기들이 얽히면서 빚어낼 수 있는 다양한 상상과 추론을 펼쳐본다.

[스피노자의 사랑] ㉖ 우주의 먼지와도 같은 사랑

스피노자의 삶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진실한 삶, 즉 ‘투명한 삶’의 의미를 보여준다. ‘먼지와도 같은 사랑’이란 작은 친절과 보이지 않는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그들을 말한다. 소비적 욕망이 아니라 사랑과 정동이야 말로 공동체를 지탱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사랑과 돌봄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 ‘순수한 선물’ 같은 것이며, 이런 태도가 삶을 더 단단하고 의미 있게 만든다. 스피노자가 말한 특이성도 ‘지각 불가능하게 되기’도 결국 보일 듯 말 듯 먼지같이 작은 생명을 향해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한 증여로서의 사랑을 할 때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이다.

[무턱대고 비건] ⑪ 세로의 탈출

우연히 마주한 도베르만으로부터 시작된 생각이, 기후위기 속 인간 중심적 폭력에 의해 말도 안 되게 죽어가는 비인간동물의 현실까지 이어졌습니다.

[몸살 앓는 제주] ㉓ ‘하원 테크노 캠퍼스’ 합동설명회에 터진 주민들의 분노

제주도가 서귀포 옛 탐라대 부지에 한화시스템 주도의 ‘하원테크노캠퍼스’ 도시첨단산업단지 조성을 추진하자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산업단지는 중산간 지하수특별관리구역에 위치하고 그 전체가 자연녹지이다. 매달 2만 톤 규모의 물 사용과 폐수 처리 문제, 생태계 파괴 우려가 제기된다. 주민들은 도정과 기업의 일방적 추진과 사전 소통 부재를 비판하며 “물 문제 해결 없이는 사업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성댁 이야기] ㉖ 나가 고생한 것이 어찌케 커피 한 잔으로 다 때워지겄어?

3년간 바깥출입을 하지 못 한 채 앓고 있던 상덕씨는 어느 아침, 생전 처음으로 보성댁에게 커피를 한 잔 타 준다. 그리고 그날 점심 식사 후 상덕씨는 세상을 뜬다. 상덕씨의 죽음을 자식들에게 알리고 난 후, 보성댁은 영정 사진으로 쓰기 위해 찍어둔 사진을 내려 먼지를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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