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3 기후정의행진 특별판] 기후위기의 말들

2022년 6월부터 2023년 9월까지 약 1년간 게재된 글들 중 기후위기에 대해 언급한 구절들을 모아서 〈기후위기의 말들〉이라는 제목 아래 재구성했다. 이 내용은 2023년 9월 23일 기후정의행진에서 웹진 《생태적 지혜》 특별판으로 발행하여 배포되었다.

오른손은 탄소배출을 감축한다고 약속하면서 왼손은 탄소배출 산업에 공공자금을 퍼붓고 있다. 대체 탄소배출을 언제부터 줄이겠다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수능 공부의 계획만 세우고 있는 한심한 학생에게 공부 시작은 언제 할래? 라고 묻고 싶다. 당뇨병 진단을 받고서도 오늘까지만 초콜릿을 먹고 내일부터는 끊겠다고 말하며 20년째 매일 단것을 먹고 있는 환자와 무엇이 다른가? 그는 진심으로 그래도 자신은 장수할 수 있다고 믿는 것 같다. 당장 보잉777 운행을 금지하지는 못할망정 보조금을 지급하는 모습을 보며 미시마 유키오가 다자이 오사무의 데카당스를 언급하며 ‘규칙적인 생활과 냉수마찰로 해결할 문제를 문학으로 해결하려고 하니 해결이 안’ 된다며 ‘나으려고 하지 않는 환자는 엄밀한 의미에서 아픈 게 아니다’라고 했던 말이 생각난다. 현재 인류는 스스로가 아프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저부터 먼저 탈성장하겠습니다 by 두더지 2023년 9월 3일


그래서 민주주의 문제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현재세대들만의 민주주의이다. 현세대의 풍요는 ‘미래세대’와 ‘비인간존재’에 대한 착취에 기반한다. “자연은 미래세대의 것이며 우리는 그들의 것을 빌려 쓰는 것”이라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규정하면서도 미래세대의 의사와 비인간존재의 입장을 대변할 정치적 민주적 시스템을 갖지 못하고 현세대의 이익 중심으로 ‘자연결정권’을 갖는 것을 현세대, 인간중심의 독재라고 말하는 것이다.

현세대가 미래세대의 미래를 빼앗고 있다 by 유정길 2023년 8월 26일


해수면은 물론 심해에 저장된 에너지는 매년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있다. 지난 7년간 심해의 온도가 약 0.04℃씨 상승한 것으로 기록되는데, 그것은 히로시마 원폭의 수억 개에 해당하는 30억 제타줄(J) 이상의 에너지가 흡수되어야 가능한 상승이다. 일부에서는 올 초 벌어지는 해수면의 급격한 온도 상승은 지구 온난화의 ‘가속화’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일 북극과 남극의 해빙에 따라 담수가 해양으로 대량 유입되고 북극해에서 고농도 염수 생성에 장애가 발생하는 ‘해양 안정화 현상’(해수가 아래가 무겁고 상단이 가벼워 상하 해류가 사라지는 현상)에 따라 해수의 상하 불안정성이 위협을 받아 해류 감소가 본격화된다면, 지구 전체 규모의 열량 확대와 상관없이 국지적 기후재난은 점점 증가하게 될 것이다.

기후변화의 주인공, 바다의 변화에 주목하라 by 두더지 2023년 7월 3일


다시 감방에 가라고 하면 고민을 좀 해볼 것 같다. 분명한 것은 갖가지 괜찮지 않은 고초에도 불구하고 15일간의 감방생활은 나의 생각을 ‘교정’시키지 못했다. 나는 앞으로 처벌이 동반될 수 있는 직접행동을 벌이지 않거나, 벌이지 말라고 내 동료시민들을 뜯어말릴 생각이 전혀 없다.

선을 훌쩍 넘자 선 안에 있던 때 두려워했던 일들이 더 이상 두렵지 않게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모든 벌어지는 상황이 괜찮거나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불화하고 거역하면서 사는 이들에겐 기본적으로 수많은 스트레스와 피로한 상황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렇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싶지 않다면 이 방향으로 살면서 감당할 수 있는 방법들을 터득해나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 함께 감당할 수 있는 힘을 길러낼 수 있도록 서로 연결해 공동체와 네트워크를 이루고 서로를 위한 지지기반이 되어줄 수 있는 그런 관계들을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기후운동을 하다 감옥에 가다 기후불복종과 괜찮지 않은 감방생활 by 이상현 2023년 7월 26일


유엔 사무총장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6차 보고서 발표 관련 기자회견에서 “인류가 얇은 얼음 위에 서 있고, 그 얼음은 빠르게 녹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넷제로(탄소중립) 달성 시점을 선진국은 2040년, 개발도상국은 2050년으로 앞당길 것을 촉구했는데, 이는 대다수 국가가 밝힌 탄소중립 달성 목표 시점보다 10년 가량 이른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행동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는 절박한 경고를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7가지 문제 by 김영준 2023년 4월 11일


Chat-GPT의 등장을 필두로 과거보다 데이터 센터 확대 등 전력수요가 분명 확대될 것인데, 전기요금의 인하는 오히려 전기 사용의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요금의 인하가 가져오는 편익보다 요금의 인상이 가져오는 장기적인 편익이 높아 보인다. 특히 전기에 의존적인 삶의 방식이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것 같지 않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전기요금 인상 논쟁에서 우리가 잠시 내려놓은 것이 바로 우리의 삶의 방식에 철저한 반성이 아닐까.

생태계가 주는 서비스, 즉 자연의 혜택이나 신뢰와 협동에 기반하는 사회적 자본을 활용하기보다는 더 많이 인터넷과 AI, 데이터에 의존하는 삶이 당연한 것으로 인식된다면 우리의 삶을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리하여 인류의 지속가능성에 바람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면, 전기요금 인상과 물가를 분리하여 일정부분 감내하는 것이 빠르게 재생에너지 확대와 기후 회복탄력성을 높이는 길이 아닐까.

전기요금 논쟁에서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by 박숙현 2023년 3월 26일


위기가 곧 전환과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더 나은 논의와 실험의 기회가 되고 있는 것이다. 이와 비교한다면 한국에서 이번 겨울의 가스 요금 인상을 ‘난방비 폭탄’이라 명명하고 전기 요금 인상을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 탓이라고 공격하거나 이를 방어하는 데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상당히 안타깝다. 무엇을 줄여야 하고 바꿔야 하며 그럴 경우 어떤 대책이 필요하고 어떤 미래를 만들어가야 하는지, 그야말로 실사구시의 자세로 이야기를 펼쳐가야 한다. 탈성장은 현재에서 발견하고 미래로 이어가야 하는 실마리이자 실뭉치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에너지 절주의 시사점 현재의 위기에서 탈성장의 실마리 찾기 by 김현우 2023년 2월 26일


강제적으로 온실 효과를 줄이는 효과를 가진 화학물질을 써서 지구 평균 온도를 단기적으로 1도나 2도 정도 끌어내린다면, 다른 국면이 부상합니다. 우리가 지금 직면한 현재의 지구 온난화도 몇 천만 년 몇 백만 년 이렇게 가야 되는 변화가 갑자기 몇 백 년 만에 일어나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데요. 이런 에어로졸의 방법은 몇 년 만에 그런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구 생태계에 궤멸적인 타격을 주게 됩니다. 따라서, 근본적인 해결책도 아니고 말씀드린 것처럼 마지막 순간에 고민해 볼 방법입니다.

– [탈성장 인터뷰] 시민사회가 기술을 통제할 때, 지구가 식는다 전병옥 기술마케팅연구소 대표 by 신승철 2023년 2월 11일


필자는 현실론에 가깝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기후재판의 결과는 많은 성과를 남겼습니다. 그래서 ‘승리’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언제나 지기 마련이고, 지치기 쉬운 운동에서 소기의 성과를 확인하고, 함께 수고했다고 응원하는 건 너무 중요하고, 꼭 필요한 시간입니다. 물론, 해결하지 못한 과제도 분명하긴 합니다. 하지만 성과에 기뻐할 수 있는 만큼 기뻐해야, 그 다음 과제를 풀어나갈 힘도 생깁니다. 정신승리가 아니라 실제로 일어난 과정을 하나하나 짚어내는 차원입니다.

녹색정치의 원칙론과 현실론 사이에서의 과정론 by 김유리 2023년 2월 11일


‘기후우울증’이라는 단어를 처음 접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감정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휴가차 본가에 방문했던 날, 길었던 우울의 과정을 고백하자 엄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십여 년 전 그는 서울의 매끈한 거리를 걸을 때마다 땅을 뒤덮고 있는 아스팔트를, 보도블록을 모두 뜯어내 버리고 싶은 충동에 시달렸다고 한다. 흙 위를 걷고 싶어 그랬다던 엄마는 올해로 귀농한 지 17년 된 농부다. 그간 흙을 원 없이 밟으며 단단해진 두 발바닥을 나는 알고 있었다. 조금은 길었던 대화 끝에 큰 위로와 용기를 경험한 후 다시 서울에 돌아왔다.

여전히 코앞에 닥친 위기에 대한 대응은 현저히 부족하고, 노력하는 이들의 깊은 좌절과 절망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나는 알지 못한다. 무언가 깨닫는 과정이 있었다고 해서 앞으로 다가올 모든 고통과 시련에 현명히 대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섣부른 기대 또한 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생명의 세계를 존중하는 태도에 대해 고민하는 일은 지금 여기 내 삶을 고민하는 일과 다르지 않음을 알고 있다. 그 사실을 잊지 않으면서, 어떤 결과를 미리 상상하는 것보다 우리의 세계를 위해 꾸준히 함께 절망하고 위로하고 고민하는 일에 힘을 쏟고 싶다.

나의 기후우울 일지 by 동하 2023년 2월 11일


우리는 완전히 다른 정동경제와 새로운 인간형을 상상해야 한다. 바로 자본주의 외부성과 접속하고 있는 예술가적 인간형이나, 활력의 자기생산의 노하우나 암묵지를 갖고 있는 활동가적 인간형이 그것이다. 다시 말해 자원이 있고, 그 다음 활력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 활력이 먼저 있고 그 다음 자원이 뒤따르는 것이 탈성장 전환사회의 정동경제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활동가 유형의 인간형은 탈성장 전환사회에 최적화된 몸과 마음 만들기의 정체이기도 하다. 활동가들은 소진이라는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것인지, 활력의 순환과 보존이 그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어떻게 배치되어야 할 것인지, 활력의 자기생산을 위한 여러 설정들이 어떻게 이루어져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지혜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다.

탈성장을 이끌 영웅은 없다. by 신승철 2022년 12월 26일


유죄가 선고되면 나는 ‘공동주거침입’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전과자가 된다. 어린 시절 나는 앞 마당에는 감나무가, 뒷마당에는 살구나무가 있는 시골집에서 자랐다. 계절마다 자연이 선물하는 채소와 과일을 텃밭에서 수확하며 자란 내가 30년이 지나 ‘전과자’가 되리라는 상상은 해본 적이 없는데, 그때는 기후위기로 이 지구가 머지않아 거주불능상태가 되리라는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내가 잠시 동안 “지구에 대한 생태학살을 멈추라” 외친 집권여당의 사무실에 대해 주거 침입의 죄가 성립된다면, 우리 공동의 집 ‘지구’의 절멸을 가속화시킨 당사자들은 어떤 벌을 받는가? 기후위기는 조용하고 느린 학살이며, 이 학살은 사회적으로 약자의 위치에 서 있는 사람들의 삶부터 잔인하게 파괴한다. 이 거대한 학살의 시대를 살아가는 지구공동체의 일원으로 이러한 범죄를 방관한다면, 그것은 역사 앞에 절대로 용서받지 못할 진정한 ‘범죄자’가 될 것이다.

– “데모하는 게 벌 받으면, 데모하게 만든 사람들은 무슨 벌을 받습니까?” by 랑 2022년 11월 26일


이 시나리오대로 진행된다면, 인류가 어떻게 손을 써보기도 전에 지구 생태계는 파멸적인 상황을 맞이할 것입니다. 중위도의 여름 온도는 4도까지 상승하고, 고위도의 겨울 온도는 6도까지 상승할 것입니다. 위에서 본 [시나리오 1]보다 위험이 2배 이상 커질 것이고, 생태계는 급격한 멸종을 피해가기 어렵습니다. 소수의 국가들은 혜택을 보겠지만, 극한 기상현상으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매년 반복될 것이고 사회적/정치적 안정성은 유지되기 어려울 것입니다. 반드시 피해야할 경로이지만, 이미 시작되었다는 경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과학자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조바심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기후위기 대응, 과학을 넘어 정치에 희망을 걸다. by 전병옥 2022년 11월 26일


기후 위기가 아니라도 인류는 늘 미래에 대한 불안을 지녀왔다. 그때마다 불안은 온갖 예측과 예언 아래에서 미래 사회에 대한 위기를 미리 상정하여 수동적으로 대처하는 교육의 도구가 되었다. 이는 사회구성원들이 미래를 주체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여지를 간과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는 자연에 대한 인간의 탐욕에서 촉발되어, 경쟁적 개발과 풍족한 소비를 좋은 삶으로 여기는 왜곡된 믿음 안에서 서열화된 교육을 통해 더욱 공고화되었다. 이러한 교육을 더 많이 하면 할수록 지구에 위험한 인간을 만들어 내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지 않을까?

– ‘상황에 따라 결정할 줄 아는 지혜로서의 생태교육 by 고은경 2022년 11월 3일


그들은 탈성장 커뮤니티의 모든 사람이 사회주의자로 정의되는 것은 아니며 생태사회주의자라고 해서 모두 탈성장이 바람직하다고 확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상호 존중과 수렴의 경향이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주장은 우선 자본주의는 성장 없이 존재할 수 없고, 이 왜곡되고 파괴적인 동학에 대한 진정한 모든 대안은 급진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복합적 위기 해결을 위해서는 생산과 소비의 상당한 감소가 생태학적으로 필수 불가결하며, 가장 유용한 활동조차도 지구의 한계를 존중해야 함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생태레닌주의는 자본주의로부터 인류를 구할 수 있을까? by 김현우 2022년 10월 11일


고 김종철 선생님께서 『캉디드』의 작가 볼테르의 권유를 인용하면서 은유적 텃밭이 아닌 각기 나름대로 진짜 텃밭을 가꾸는 사람이 되라는 말씀을 다시 떠올린다. “우리의 텃밭을 가꾸자”는 18세기 여러 세상을 유랑하면서 기아, 질병, 약탈 등 여러 가지 불행을 겪은 후 캉디드가 내린 결론으로 전해진다. 할 수 있는 것을 하자는 주장이지만 그것은 단순히 문학적 상징이 아니라 실제로 밭을 가꾸자는 슬로건이다. 기후 위기에 대해 말할 때, 그 후렴은 항상 그/래/서 나는 텃밭에서 직접 반찬거리를 만들었다고 말하기 위해 애쓰기로 하였다.

기후위기에 대해 말할 by 두더지 2022년 10월 18일


탈석탄 선언 이후 국민연금은 왜 용역을 즉각 발주하지 않고 5개월을 끌었을까. 일각에서는 대선 이후 새 정권의 스탠스를 염두에 두지 않았겠느냐는 의혹을 제기한다. 이러한 정치적 의혹은 필자 역시 품고 있다. ‘5개월의 지체된 시간’은 기후위기를 대하는 국민연금의 태도일 수도 있다. 기후재앙을 막기 위한 티핑 포인트(tipping point)는 2030년이다. 국가, 지자체, 기업, 금융기관, 개인 등 각 주체들에게 ‘즉각적인 기후행동’, ‘최대한의 기후행동’을 촉구하고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러한 위기의식이 국민연금에게 아직 부재하다는 방증으로 읽힌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안일하다.

국민연금의 ESG 진정성 리트머스 시험지 석탄투자 제한 전략by 이종오 2022년 10월 11일


성경의 삭개오는 타인을 착취하여 모은 재산의 재분배를 약속함으로써 구원에 이르게 된다. 그리고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인정받게 된다. 공통의 운명을 짊어진 형제로서 수용된 것이다. 오늘날 1세계로 불리는 부유한 국가들도 그들이 오늘의 부를 축적하기까지 착취했던 저개발 국가들과 경제적 부의 재분배를 고민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기후위기를 공동의 위기로 인식하자는 그들의 제안은 공감을 얻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기후위기라는 공통의 운명을 함께 극복한 자매와 형제로서 받아들여질 것이다.

– “부자들에게 세금을, 지구에게 구원을!” by 김희룡 2022년 10월 3일


지금까지 우리는 기후정의를 국제협상에서 선진국들의 책임과 선도적인 이행을 담보하기 위한 구호로 활용했을 뿐입니다. 중요한 일이지만, 파키스탄의 사례에서 보듯이 기후정의는 즉각적인 실천의 과제이기도 합니다. 기후위기에 노출된 정도가 지역마다 비대칭적이고, 하필 위험한 환경에 노출된 지역들은 온실가스 책임이 상대적으로 가볍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가해자이자 피해자”라는 그럴듯한 인식에 집착해서는 이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가 없습니다.

– “모두가 기후위기의 가해자이고 피해자라는 그럴듯한 착각 by 전병옥


짧은 시간, 탈성장 전략 대토론회라는 거창한 이름으로 개최되었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소박하고도 소소한 개인의 이야기 나눔부터, ‘협동’이라는 학습공동체가 ‘공유자원’으로서 지식을 나누고, 외부 의존적인 생산이 아닌 ‘자연과 스스로의 생산활동’을 통해 삶의 질을 유지하고 향유하는 탈성장 실현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상상까지 해볼 수 있는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기후위기 해법으로서 탈성장과 우리의 상상력은 지금 당장,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계획이다.

지금 우리가 탈성장을 이야기하는 이유 생태적지혜연구소 탈성장전략 대토론회 후기 by 박숙현 2022년 9월 11일


지구마을의 삶도 마찬가지다. 떠날 수도 없다면 남은 선택지는 〈공존〉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상호작용 속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다시 기억해 내야 한다. 지금의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 수많은 과정들이 있었으며, 나의 존재 또한 새로운 창조를 만들어내는데 기여한다. 모든 존재는 홀로 존재할 수 없으며 영향을 미치고 또 받는다. 우리는 상호 연결된 존재(Inter-being)이다.이러한 연결감 속에서 사는 삶은 이전과 같을 수가 없다. 지구마을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한 존재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너의 안녕은 나의 안녕이고, 너를 챙기는 것은 나를 챙기는 것이다. 그 누구의 생도 혼자 살지 않는다.

지구 마을에서 살아가기 by 효선 2022년 9월 3일


나는 플렉시테리언이다. 주 1회 꼭 채식하기, 껍질째 먹기, 장바구니와 개인 컵 사용하기 등 먹거리와 에너지 절약, 자원순환을 고민한다. 매일 무언가를 먹으며 탄소를 배출하는 우리가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다양한 실천 방법 중 〈생태 미식〉을 권해본다.

생태 미식이란 음식이 어디에서 어떻게 왜, 그리고 누구에 의해 생산되는지에 관해 관심을 두고 스스로를 단순 소비자가 아닌 공동생산자로 바라본다. 공동생산자는 자신이 구매하는 선택의 결과와 그것이 갖는 의미를 잘 알고 선택 소비하는 적극적인 주체이다. 생태미식가들에게 음식은 품질도 좋고, 깨끗하며 공정해야 한다.

기후위기 시대에 필요한 선택, 생태 미식 by 남윤미 2022년 8월 26일


얼마 전,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가 생명, 그 살아있음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리학자의 눈으로 이 우주를 보면, 우주에는 죽음이 자연스러운 거예요. 우주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생명이 더 이상한 거예요, 왜냐하면 우리 주변에 대부분이 죽어 있어요. 돌과 땅과 바닷물, 다 죽어 있어요. 또 사실 지구 바깥에서 생명체를 본 적이 없어요. 즉 우주는 죽음으로 충만하고, 죽음이 오히려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예요. 그런데 그렇게 원자(존재의 가장 작은 단위)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죽은 상태로 있다가 어느 날 우연한 이유로 모여서 생명이 돼요. 이 생명이라는 정말 이상한 상태로 잠깐 머물다가 죽음이라는 가장 자연스러운 상태로 돌아가는 거죠. 그래서 이런 사실을 깨닫고 나면, 내가 살아있다는 이 찰나의 순간이 정말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 같아요.”

녹색으로 물들 내일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by 오영주 2022년 8월 26일


모르겠다. 얼마나 내 속도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이 빠르고 거대한 물결에서 비켜 나와 유유히 살아갈 수 있을까? 개개인의 의지와 소소한 실천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개인의 행동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렇지만 실천을 멈출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렵지만 계속해서 비건을 지향하고 샴푸바와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려 노력할 것이다. 소비하기 전에 다시 한번 생각해볼 것이다. 실천의 실패와 성공 여부를 가리며 너무 일희일비하지도 않을 거다. 이러한 개개인의 생각과 행동의 변화가 모이고, 밑거름이 되어 제도의 변화까지 만들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

소비주의 사회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by 그냥그냥 2022년 8월 11일


농사를 짓다 보면 아주 가까이에 다가온 기후위기를 만난다. 이르게 심어도 늦게 심어도 영글기 어려운 메주콩 속에서, 배배 타다 뒤늦게 알이 차는데 또 내리 내린 비에 물러버린 감자로도 만난다. 이른 봄 철모르고 펴버린 벚꽃과 조팝나무꽃과 오동나무꽃에서도.

동시에 다양한 농사를 지으면 기후위기 너머도 만난다. 가물 때는 수미 감자, 두백 같은 흰 감자가 덜 들지만 논감자나 홍감자 같은 감자가 들어 한 해 잘 먹을 수 있었다. 다양성이 가지는 지속가능성, 기후위기 너머를 꿈꿀 수 있게 한다.

꽃들이 하는 말 농사지으며 만난 기후위기 by 이슬 2022년 7월 26일

생태적지혜

모두의 혁명을 위한 모두의 지혜

댓글

댓글 (댓글 정책 읽어보기)

*

*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


맨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