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휴머니즘 시대의 참회 – 기후 위기 속에서 『삼국유사』 「의해」 〈진표가 간자를 전하다〉 읽어보기

포스트휴머니즘과 트랜스휴머니즘은 존재를 끊임없이 재정의한다. AI를 사람과 대등한 존재로 자리매김하기도 하며, 고통이 제거된 사람을 만들려고 하기도 한다. 이러한 이즘들 앞에 불교의 참회를 놓아보면, 이즘들은 참회를 존재의 재정의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하다. 그렇듯 끊임없이 재정의되면서 상호교섭하는 존재들은 기후 위기의 당사자이며 가해자이며 희생자이며 수혜자일 것이고, 속된 말로 호구이기도 할 것이다.

전환의 문명에서 예술은 무엇을 할 것인가? – 연극 서사구조를 중심으로 ①

기계류가 생산 현장을 장악하고 인간은 할 일이 없다는 자괴감에 사로잡혀 있는 대중들에게 ‘연극의 서사구조’는 참여, 관람, 비평 등 일련의 과정을 통해 생명력과 활력을 발휘할 기회를 준다. 특히 이미 예고되어 있는 극적인 것보다 더 극적인 전환의 역사적인 과정에 대해 미리 체험할 기회와 마음의 준비를 시킬 수 있는 것이 ‘연극’이라는 점에 대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탈성장은 수출주의 너머에 있다

최근 탈성장에 관한 논의가 늘어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우리 사회가 마주한 중요한 문제로 기후위기를 꼽지만, 당장 풀어야 할 문제로 넘어오면 경제성장을 가장 우선시하는 여론조사 결과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실업, 고용 안정, 소득 등 경제성장을 우선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이러한 상황에 탈성장은 어떻게 답해야 할까? 탈성장이 담론 비판, 전환 실험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성장주의의 궤적, 제도적 조건을 더 깊이 탐색할 필요가 있다.

나의 욕망을 알아채고 배치하기 : 펠릭스-가타리의 배움을 따라

들뢰즈와 가타리의 개념 중 욕망과 탈주의 경험을 주제로 글을 쓰지만 어렵다. 어렵긴 하지만 또 재미있다. 쉽게 쓴 철학서도 좋지만 어려운 철학서를 읽고 철학자가 말하는 개념을 쫓아가는 것도 나름 재미있고 신선하다. 모두 다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어떤 지점에 공감할 수 있다면 바로 그곳에서 배움이 일어난다.

예술과 기술이 함께하는 문래투어

2021년과 2022년 영등포네트워크예술제 투어를 맡아 기획하고 운영했던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문래투어’ 프로그램에 대해 소개한다. ‘문래투어’는 평상시 쉽게 가볼 수 없는 작가들의 작업실을 돌아보며 예술을 경험하고, 문래동 골목 곳곳을 걸으며 철공단지의 기술을 경험할 수 있는 지역 프로그램이다.

불교적 이상을 향하여 나아간 진흥왕의 탄소발자국 – 기후위기 속에서 『삼국유사』 「탑상」 ‘황룡사의 장륙존상’ 읽어보기

『삼국유사』 「탑상」 편에는 삼국시대의 탑과 불상들이 모두 불교적 이상을 현실 세계에 구현하고자 하는 열망의 결정체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그 글을 읽다 보면 글 속의 탑과 불상 그리고 절들에 탄소발자국이 아주 어지럽게 잔뜩 찍혀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결코, 불교적 이상은 함부로 조롱할 수 없다. 그렇지만 거기에 탄소발자국이 찍혀있다면 그 또한 확인하고 인정한 이후에야 더 확고하게 그 이상을 추구하든지 말든지 할 수 있을 것이다.

사회적 참사 앞에서 공통의 감각, 슬픔을 가르치다

할로윈 축제 중 35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인파 속 압사였다. 자라나는 학생들과 함께 추모하며 무엇을 나누어야 할까? 기후위기, 불평등과 같은 사회적 문제에 대해 필자는 연대의 능력이 필요하며 연대를 위해 공통의 감각을 나누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번 참사 앞에서 나눌 감각이란 슬픔일 수밖에 없다.

기후 운동 퍼포먼스와 동조, 전염, 바람의 네트워크

기후 운동의 방향은 결코 수직적인 방식으로 진행될 수 없으며, 많은 이들이 정동을 주고받는 탈중심적이고 분권적이며 자율적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땅속 균사체와 뿌리의 거대한 연결망처럼 순식간에 분산되어 다수의 사람들에게 뻗어나가는 리좀과 같은 형태여야 할 것이다.

[어쩌다 이장] ⑮ 이장 해방 일지

이장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나는 짬이 생기면 카메라를 챙겨 곶자왈로 숨어 들어간다. 그곳에서 만난 새들은 엉망이던 내 마음과 생각을 가지런히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허락했다. 숲에서 멍 때리며 새들을 보고 기다리는 시간엔 뭐라 설명하기 힘든 안도감이 찾아왔다.

[기후금융시리즈] ⑥ 도농교류의 새로운 사례, 계약재배와 클라우드 펀딩

농민들이 사전에 구매자와 농산물을 일정한 조건으로 판매하는 계약재배는 물가상승 및 기후위기로 인한 식량자급자족 문제에 직면한 현재에 더욱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 정부와 농협에 의존해온 현재에서 벗어나 민간단위의 자조적인 계약재배의 가능성을 모색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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