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에서 발견한 예술, 평화의 조각이 되다 – 피스 오브 피스(piece of peace)의 천근성 작가와 아주 작가 인터뷰

2019년 12월 27일 오후 생태적지혜연구소 회의실에서 ‘피스 오브 피스’(piece of peace)의 천근성 작가와 아주 작가를 만났다. 피스오브피스는 문래동 소재의 본격 자투리 잡화점으로, 목재 조각, 원단 자투리, 못, 페인트 소포장, 철근 조각 등을 모아 물물교환 형식으로 운영된다. 대부분 이웃한 예술가들이 설비공사나 인테리어 공사, 작업 등에서 쓰다 남은 조각을 가져왔으며, 소재가 갖고 있는 용도, 기능, 사용처의 가치보다 사물 자체가 갖고 있는 공동체, 재생, 되살림, 순환의 가치에 중점을 둔다. 이 자리에서 피스오브피스가 갖고 있는 자투리에 대한 독특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21세기 경제학 탐색

현대사회에서 경제학적 판단은 모든 정책 결정의 바탕이 된다. 그리고, 주류 경제학은 현재의 정치/경제 시스템이 지속가능할 때에만 그 권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최근에 빈번하게 벌어지는 이상기후 현상들은 기존 작동방식의 지속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이런 점을 시각화하기 위해 『도넛 경제학』의 저자 케이트 레이워스는 도넛 모형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21세기의 경제학은 어떤 모델이어야 하는지 살펴보자.

살처분의 과학적 근거와 한계점 –생명의 심층적 이해를 중심으로

살처분의 과학적 근거와 한계점 – 생명의 심층적 이해를 중심으로

현재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확산으로 전국 곳곳에 살처분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참혹한 상황에 대해서 소식과 정보조차도 이제 멀어져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밀집사육, 즉 공장식 축산업에 있다는 점이 분명하지만, 환경을 개선하고 변화시키는 것보다 살처분이 경제적으로 낫다는 생각이 횡행하고 있다. 이 글에서 살처분의 역사와 기원, 그리고 타당성에 대해서 점검하면서, 생명을 위한 대안이 무엇인지를 모색한다.

가속주의와 탈자본주의

가속주의는 편협한 상상력으로 일관하며 스스로의 모순 이상의 문제들을 만들어낸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로부터 출발하여,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동력을 자본주의 안에서 추출해내며 그 동력들의 변화 양상을 포착하고 그를 위한 새로운 계급의 역할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가속주의를 실행하는 동력학적 요소들과 작동형태를 짚어낸다.

안토니오 네그리- 「가속주의자 정치를 위한 선언」에 대한 성찰 : 번역

‘가속주의자 선언’은 모든 패배의 증후, 가능태의 상실, 기후위기로 인한 절멸의 명백한 근미래적 관점이 도래할 때 시작되는 색다른 가속의 가능성에 대해서 주목한다. 기술혁신의 가속, 집단지성의 가속, 배치의 가속적 확장 등이 가능하며, 이는 현존 자본주의 문명이 완벽히 패배의 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대안세력들의 색다른 재등장의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리고 대안세력은 감속 – 느림과 여백, 회복탄력성 – 의 잠재성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역사의 진행을 더 이상 늦출 수 없고 사회시스템에 대한 재전유와 재배치의 역능을 갖게 되는 순간에 대한 가속을 늦출 수 없다는 이중적인 전망이 등장한다. 자본주의 문명의 패배는 분명하다! 역사를 가속시켜라!

인간은 ‘야생’을 어떻게 사유해야 하는가?

생태적지혜연구소는 지난 2019년 10월 8일 코막 컬리넌의 『야생의 법-지구법 선언』을 가지고 제1회 콜로키움을 가졌다. 콜로키움은 임지연 님이 발제를 하였고 박종무 님과 이승준 님이 논평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 글은 그날 있었던 발제와 논평을 간략히 정리한 글이다.

[기후변화 톺아보기] ④ 국가정책에 의한 기후변화 대처를 기다리며

얼마 전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파리기후협약을 탈퇴했다. 하지만 미국은 곧 다시 기후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미 기후문제는 일정한 선을 넘었고, 30년 이상 이어져온 과학자들의 촉구에 따르면 “더 이상은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파리기후협약 이후 세계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는 것이 감각적으로도 느껴지고 있으며 세계 곳곳의 주류 언론, 주류 연구소에서 기후변화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일상적으로 접하게 된다. 최근 호주보고서, IMF의 탄소세, 영국 이코노미스트지의 기후변화 특별판 등이 그렇다. 이번 글에서는 이코노미스트지에 언급된 세계 주요 국가들의 기후변화 관련 이야기 중에서 몇 가지를 소개하면서, 각국이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만들어 가는 노력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한다.

‘고독’과 ‘관계’ 사이에 선 공동체

모든 관계는 유한하다. 부모와 자식은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 어느 시의 구절처럼 “고향이 망명지인 사람은 폐인이다”. 있던 곳, 만나던 사람들로부터 떠날 수밖에 없으며 어쩌면 떠나야만 하는 것이다. 공동체 속에서 고독은 어떤 가치가 있을까 생각해 본다. 서열화된 관계, 술 권하는 관계. 우리 사회는 관계 과잉의 사회이다. 우리 모두 고독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투항하고, 고독 속에서 선명해지는 관계로 걸어가 보자.

노벨상을 받은 기후경제학자, 윌리엄 노드하우스

노벨상을 받은 기후경제학자, 윌리엄 노드하우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스웨덴 왕립과학원에서 발표하는 노벨상에 세간의 관심이 모입니다. 문학, 화학, 물리학, 의학, 경제, 인권·평화 등 6개 분야에서 공로가 많은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이 상은, 어느덧 학자 개인과 소속 연구기관,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커다란 학문적 지향점이 된 것 같습니다. 각 분야에 대한 시상자가 결정된 이후에는 그들의 연구 결과에 대한 과학적, 사회적, 그리고 미학적 의미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이루어집니다. 노벨상과 전혀 관계없는 사람들도 이런 해석을 보는 재미는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작년도 노벨 경제학상의 의미에 대해서는 유난히 조용히 지나간 것 같습니다. 대중들이 흥미 있어 할 만한 내용이 아니어서 그랬을까요? 2018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William Nordhaus의 연구 주제에 대해 알아보고 그 한계와 너머의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그 많던 조개껍데기 화폐는 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 MMT(Modern Monetary Theory)와 기본소득

그 많던 조개껍데기 화폐는 왜 문제가 되지 않았을까? – MMT(Modern Monetary Theory)와 기본소득

MMT(현대경제이론)는 스테파니 켈톤(Stephanie Kelton) 교수로부터 발의되어 미 대선 후보인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그린 뉴딜을 주장하는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 코르테스(Alexandria Ocasio-Cortez) 미 하원의원의 핵심적인 경제 정책의 토대를 이루었다. 양적 완화라는 이름으로 돈을 찍어서 민간은행과 자본에게 내어주던 기존의 정책이 아니라, 그 돈을 시민에게 직접 준다는 점에서 MMT는 기본소득을 현실화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국정부가 디플레이션을 막기 위해 토건과 SOC사업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는 현 시점에, 공공은행에서의 화폐의 발행을 통해 그린뉴딜, 기본소득, 기후금융의 종자돈을 마련하려는 MMT라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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